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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T가 이달 중순 실시할 정기인사에 맞춰 직급 제도를 없앴다. 대신 성과에 따라 연봉을 차별화하는 <BR>‘페이밴드(Pay-Band)’ 보수제도를 도입했다. 2006년 직급을 폐지하고 호칭을 ‘매니저’로 단일화한 것이다. <BR>지난해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KT는 SK텔레콤의 매니저 제도를 연구했다. 뿌리 깊은 연공서열 문화를 지우고, <BR>성과주의 인사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.<BR><BR>KT는 왜 경쟁업체의 제도를 배워서까지 인사 혁신에 나섰을까. 직급 폐지의 경우 중간 간부 사원이 많은 항아리 <BR>모양의 인력 구조를 풀기 위한 고육지책이다. 지난해 6월 1일 이동통신 자회사 KTF와의 합병은 비정상적인 <BR>인력구조를 더욱 심화시켰다. 한정된 직급에 수많은 승진 희망자가 매달리는 인사문화로는 직원의 행복지수를 <BR>높일 수 없었다. <BR><BR>이번 직급 폐지는 KT와 KTF 직원 사이에 아직도 내연하는 반목을 풀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. KT와 KTF의 물리적 <BR>통합에도 불구하고, 통합 KT의 인력구조는 ‘한 지붕 두 가족’ 형태다. 특히 기존 KT와 KTF의 직급과 연봉 차이로 <BR>일부에선 첨예한 갈등까지 빚었다. <BR><BR>지난해 상반기까지 KT의 상무가 KTF로 옮기면 전무 직급을 달았다. 또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동종업계에 맞춘 KTF의 <BR>임금체계는 KT보다 높다. 같은 직급이라도 KTF의 연봉이 KT보다 1000만원 안팎으로 많다. 결국 회사가 직급 파괴와 <BR>페이 밴드라는 인사혁신 방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. <BR><BR>직급을 없애면서 호칭은 왜 그대로 뒀을까. 한국 사회에서 직급은 사회적 지위이자 명예다. 더구나 KT처럼 공기업으로 <BR>시작한 조직에서는 직급에 대한 향수가 많다. 그래서 연봉은 성과 위주로 가더라도 사기진작 차원에서 직급은 그대로 <BR>둔 것이다. 더구나 직급별 근속 연수만 채우면 자동으로 한 단계 올려주는 절묘한 인사정책까지 나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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